부도율 정의의 함정 — 같은 시장에 세 개의 숫자가 나오는 이유 (2026)
같은 시장의 부도율을 세 기관에 물으면 세 개의 다른 숫자가 나온다.
누가 틀린 게 아니라 무엇을 부도로 셀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차이는 소수점 수준이 아니라 2%와 6%처럼 세 배까지 벌어진다.
이 글은 그 정의 차이를 읽는 법을 정리한다.
신용 여건이 섹터 이익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Passive 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dinsightlab.com
좁은 정의 — 못 갚은 경우만 센다
가장 좁은 정의는 원리금 미지급과 법적 도산만 부도로 본다.
기준이 명확하고 자의적 판단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현실의 대부분이 이 문턱을 넘기 전에 처리된다는 점이다.
대출자와 채권자가 만기를 미루거나 이자를 현금 대신 원금에 얹는 방식으로 합의하면, 이 정의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 된다.
넓은 정의 — 손실을 본 경우까지 센다
넓은 정의는 선택적 디폴트를 포함한다.
채권자가 원래 약속보다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였다면, 형식이 합의든 아니든 경제적으로는 손실이라는 관점이다.
여기에 채무재조정 거래를 더하면 숫자는 더 올라간다.
만기 연장, 현금이자의 현물이자 전환, 담보 재배치, 우선순위 변경이 모두 여기 들어간다.
숫자로 보면
2026년 2분기 기준 한 사모신용 지수는 부도율을 2.51%로 집계했다.
같은 시기 다른 평가사는 넓은 정의를 적용해 4월 기준 6.0%를 제시했다.
헤드라인만 보면 안정적이지만, 선택적 디폴트와 채무재조정을 반영하면 실질 부도율은 5% 부근으로 올라간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세 숫자가 전부 사실이다.
세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왜 좁은 정의가 오래 낮게 나오나
문제 대출을 부도로 확정하는 순간 손실이 장부에 잡힌다.
반대로 만기를 연장하면 그 시점이 미뤄진다.
금리가 높고 차환이 어려운 국면에서는 연장이 양쪽 모두에게 합리적 선택이 된다.
그래서 부실이 쌓이는 초기 국면일수록 좁은 정의의 부도율은 오히려 더 조용해진다.
이 침묵을 건전성 신호로 읽으면 방향을 정반대로 잡게 된다.
투자자가 볼 대체 지표
부도율 하나만 보지 않는 것이 요령이다.
첫째, 현물이자(PIK) 비중이다.
현금 대신 원금에 이자를 얹어주는 비중이 늘면 차입자의 현금흐름이 마르고 있다는 뜻이다.
둘째, 만기 연장 건수와 평균 연장 기간이다.
셋째, 회수율이다.
부도 건수가 적어도 건당 회수율이 낮아지면 총손실은 커진다.
넷째, 비발생여신 비율의 방향이다.
시장 전반의 위험 선호와 신용 여건은 Passive 의 시장 분위기 화면에서 함께 볼 수 있다. https://dinsightlab.com
정리
부도율은 관측값이 아니라 정의의 함수다.
숫자를 인용하기 전에 선택적 디폴트와 채무재조정을 포함했는지부터 확인한다.
같은 시장에서 2%와 6%가 동시에 나온다면, 그 간격 자체가 위험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를 알려주는 정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