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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레이션 공급 — 시장이 떠안아야 하는 금리 위험의 총량 읽는 법 (2026)

장기채를 많이 찍으면 장기금리가 오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만기가 긴 채권을 누군가는 사서 만기까지 들고 있어야 하는데, 그 위험을 떠안는 대가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 요구 수준이 텀 프리미엄이고, 시장이 떠안아야 할 위험의 총량이 듀레이션 공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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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를 세 조각으로 나눠 봅니다

장기 국채금리는 보통 세 가지의 합으로 설명됩니다.

앞으로의 물가에 대한 기대가 첫 번째입니다.

앞으로의 단기금리 경로에 대한 기대가 두 번째입니다.

그 경로를 맞히지 못할 위험을 감수하는 대가, 즉 텀 프리미엄이 세 번째입니다.

앞의 두 개는 경기와 중앙은행 이야기입니다.

세 번째는 수급 이야기입니다.

같은 경기 전망에서도 장기채가 쏟아지면 세 번째가 올라가면서 금리가 더 오를 수 있습니다.

발행 주체가 바뀌면 성격이 바뀝니다

오랫동안 장기 듀레이션 공급의 주인공은 정부였습니다.

재정적자가 커지면 국채를 더 찍고, 그만큼 시장이 소화해야 할 물량이 늘었습니다.

최근에는 여기에 기업이 합류했습니다.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하는 기업들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 만기가 긴 우량 회사채 발행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2026년 9월 기준 공개 자료를 보면 주요 기술기업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2018년 저점 대비 여러 배로 커졌습니다.

정부 발행과 기업 발행은 성격이 다릅니다.

정부는 경기가 나빠지면 더 찍고, 기업은 경기가 좋아야 더 찍습니다.

그래서 기업발 듀레이션 공급은 경기 확장 국면에 금리 상승을 더 밀어 올리는 방향으로 겹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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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안 보이는 듀레이션도 있습니다

채권을 직접 발행하지 않아도 듀레이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변동금리로 돈을 빌린 뒤 금리스왑으로 고정금리처럼 바꾸는 경우입니다.

빌린 쪽은 오래 쓸 자산에 맞춰 조달 비용을 길게 고정하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시장에는 장기 금리 위험이 새로 생깁니다.

발행 통계에는 안 잡히지만 수급에는 잡히는 물량입니다.

이런 합성 듀레이션은 공개되지 않는 사적 대출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 전체 규모를 정확히 세기 어렵습니다.

커브 모양을 함께 봅니다

듀레이션 공급이 늘면 금리 수준만 오르는 게 아닙니다.

10년과 30년의 차이가 벌어지는 방향, 즉 커브가 가팔라지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긴 쪽일수록 떠안는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금리 상승이 경기 기대 때문인지 수급 때문인지를 가르고 싶다면, 10년물만 보지 말고 10년과 30년의 간격이 같이 벌어졌는지를 봅니다.

기대 때문이면 전 구간이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수급 때문이면 긴 쪽이 더 크게 움직입니다.

한 방향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듀레이션 공급이 늘었다고 금리가 계속 오르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금리가 높아지면 기업과 가계의 비용이 커지고, 투자와 소비가 줄고, 결국 경기와 물가가 식습니다.

그러면 단기금리 기대가 낮아지면서 장기금리도 내려옵니다.

다만 듀레이션 공급이 계속되는 한, 내려오는 폭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경기 순환에 따라 오르내리되, 바닥 자체가 예전보다 조금씩 높아지는 그림입니다.

확인할 것

발행 계획과 만기 구성을 봅니다.

같은 금액이라도 3년물과 30년물은 시장에 주는 부담이 다릅니다.

증권가가 금리와 커브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는 전망 화면에서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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