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변환 주기 — 마이너스면 성장을 고객 돈으로 메운다 (2026)
결론부터 말하면, 현금 변환 주기가 마이너스인 회사는 성장에 필요한 돈을 고객과 공급사의 돈으로 메운다.
그래서 빚 없이 빨리 클 수 있지만, 매출이 줄면 같은 구조가 거꾸로 돌아 현금이 빠르게 빠져나간다.
이 지표는 “얼마나 버나”보다 “누구 돈으로 굴러가나”를 묻는 숫자다.
기업별 실적 흐름은 Passive 앱(https://dinsightlab.com)의 기업 실적 화면에서 함께 볼 수 있다.
계산식은 세 개의 일수다
현금 변환 주기 = 재고 일수 + 매출채권 일수 − 매입채무 일수.
재고 일수는 물건을 사서 팔 때까지 걸리는 날이다.
매출채권 일수는 팔고 나서 돈을 받기까지 걸리는 날이다.
매입채무 일수는 부품을 받고 나서 대금을 치르기까지 걸리는 날이다.
앞의 두 개는 회사 돈이 묶이는 기간, 마지막 하나는 남의 돈을 쓰는 기간이다.
마이너스 20일이면 얼마를 빌린 셈인가
예를 들어 재고 10일, 매출채권 40일, 매입채무 70일이면 10 + 40 − 70 = −20일이다.
연 매출이 1,000억 원이면 하루 매출은 1,000 ÷ 365 ≈ 2.74억 원이다.
20일치는 약 54.8억 원으로, 이만큼을 이자 없이 공급사 돈으로 굴리는 셈이다.
매출이 50% 늘어 1,500억 원이 되면 같은 20일이 약 82.2억 원이 된다.
클수록 공짜 운전자금도 같이 커진다는 뜻이다.
사례: 주문을 받은 뒤 만드는 서버 회사
2026년 10월, 마이클 델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델의 현금 변환 주기가 마이너스라고 밝혔다고 보도됐다.
서버를 주문이 들어온 뒤에 만들고, 고객 대금은 먼저 받고 부품 대금은 나중에 치르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델의 2분기(2026년 7월 31일 마감) 실적 발표에 따르면, 분기 동안 AI 서버 주문 609억 달러를 받았고 164억 달러어치를 매출로 인식했다.
분기 말 밀린 주문은 950억 달러였다.
보도된 1분기 말 잔고 513억 달러에 대입하면 513 + 609 − 164 = 958억 달러로, 발표치와 거의 맞는다.
같은 발표의 올해 AI 서버 매출 전망은 740억 달러라, 밀린 주문은 950 ÷ 740 ≈ 1.28년치다.
1분기에는 매입채무가 116.6억 달러 늘어 매출채권·재고 증가로 나간 약 130억 달러의 약 90%를 메웠다고 보도됐다(116.6 ÷ 130 ≈ 0.90).
실적 숫자를 분기마다 나란히 놓고 보려면 Passive 앱(https://dinsightlab.com)의 기업 실적·펀더멘털 화면이 도움이 된다.
매출이 줄면 구조가 거꾸로 돈다
마이너스 주기는 매출이 늘 때만 방패다.
앞의 예에서 매출이 30% 줄면 하루 매출은 2.74억 원에서 약 1.92억 원으로 내려간다.
20일치 공짜 자금도 54.8억 원에서 약 38.4억 원으로 줄고, 차이 16.4억 원은 공급사에 갚느라 현금으로 빠져나간다.
이미 받은 부품값은 치러야 하는데, 새로 들어오는 주문이 줄어 그 자리를 못 채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회사는 재고 손실은 작아도, 수요가 꺾이면 매출과 현금이 함께 빠르게 줄어든다.
볼 때 확인할 세 가지
첫째, 세 일수를 따로 본다. 매입채무 일수만 길어진 마이너스라면 공급사 협상력이 바뀔 때 흔들린다.
둘째, 밀린 주문이 매출 몇 년치인지 나눠 본다. 잔고가 길수록 수요 둔화가 숫자로 드러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셋째, 부품 공급을 확인한다. 주문이 있어도 부품이 없으면 출하가 밀리고, 그 사이 대금 순서도 어긋난다.
조건에 맞는 종목을 골라 실적을 이어서 보려면 Passive 앱(https://dinsightlab.com)의 종목 스크리너를 쓸 수 있다.